비넷이 있어도 통행료 지불해야 되는 오스트리아 프라이빗 도로 Postalm
캠핑장에서 장크트 볼프강 마을(St Wolfgang im Salzkammergut)로 가는 길에 마주한 그림 같은 풍경. 차도 거의 없는 데다 알프스산맥이 겹겹이 펼쳐지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우리는 훌륭한 드라이브 코스를 발견했다며 마냥 좋아하고 있었더랬다.
그러던 와중에 느닷없이 나타난 톨게이트. 우리는 이미 오스트리아 비넷을 구입했기 때문에 여행하는 내내 도로 통행료를 낼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무려 12유로의 통행료를 내라는 안내문이 떡하니 등장한 것이다. 우리가 구입한 10일짜리 비넷(Vignette)에 맞먹는 금액이다.
오스트리아 비넷 VIGNETTE 가격, 구입 및 사용법
유럽의 많은 국가들은 비네트를 구입하는 형태로 고속도로 이용료를 징수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역시 비네트 구입을 통해서 요금을 지불하는 시스템인데, 내가 구입한 비네트의 기간 동안에는
travelmong.tistory.com
비넷을 구입하더라도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유로 도로와 터널이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할슈타트제, 볼프강제, 아터제, 몬트제 등 잘츠캄머구트(Salzkammergut)에서도 가장 유명한 여행지가 밀집된 지역이기 때문에 당연히 비네트로 커버가 될 줄 알았는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톨게이트가 등장한 것이다.
되돌아가기엔 시간이 아까워서 결국 12유로를 지불했다. 우리가 도로 이용료를 지불한 구간은 포스트알름(Postalm)이다.
이곳을 거치지 않고 목적지까지 가는 것도 가능하다. 할슈타트 호수(Hallstätter See)와 바트 이슐(Bad Ischl)을 거쳐서 우회해서 가는 것이다. 이동 거리만 비교해 보면 2배 가까운 시간이 걸릴 것 같지만 도로 컨디션의 차이가 있어서 실제 이동 거리는 10분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계획에 없었던 지출에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후회 없는 선택이 되었다.
20분 정도 드라이브를 하는 동안 이렇게 환상적인 풍경이 끝없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중간중간 잠시 주차를 하고 사진을 찍을 만한 포인트도 있었다.
우리가 이곳을 통과하는 동안 다른 차는 단 한 대도 마주치지 않았다. 마치 다른 세상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자연의 광활함을 마주했다.
나중에 찾아보니 포스트알름(Postalm)은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큰 면적을 자랑하는 알파인 목초지라고 한다. 평균 고도가 1,300m가 넘는 고원 지대인데, 우리가 통과하는 구간은 아브테나우(Abtenau)와 스트로블(Strobl)을 연결하며 고산 목초지를 통과하는 유료 도로다.
소 출현 주의 표지판. 아무래도 이 지역에 소를 방목해서 키우고 있는 것 같다. 이때까지만 해도 설마 진짜로 소가 출현할까 하는 의구심과 함께, 어쩌면 소떼를 구경할 수도 있겠다는 설렘을 함께 가지며 속도를 늦추고 천천히 주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한 무리의 소떼가 등장했다. 차를 마주치는 것쯤은 일상다반사라는 듯, 한참을 우리 앞에서 느긋하게 보행을 이어갔다. 거리를 조금씩 좁히고 나서야 옆으로 비켜서며 공간을 내주었다.
그리고 또다시 등장하는 비현실적인 풍경. 현대 문명이 등장하기 전의 시대로 넘어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여름에는 고즈넉한 이 지역이 겨울이면 스키장으로 사용되며 수많은 스키어들의 찾아오는 곳이라고 한다.
참고로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 11월부터는 도로 관리 문제로 인해 폐쇄가 된다고 한다. 다만 본인의 안전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진다는 조건 하에 통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12월부터는 스키 리프트 운영이 시작되기 때문에 제설 작업 및 관리가 이루어진다고 하니, 겨울에 렌트카로 여행하는 경우에는 해당 내용을 숙지하고 이용하거나 할슈타트 호수 쪽으로 우회해서 가는 것을 추천한다.
글, 사진 by 트몽
Copyright 2025. 트몽 All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