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알프스 자동차 여행. 8월 여름의 첼암제 Zell am see
이번 오스트리아 알프스 여정의 마지막 날. 너무나 아쉬움이 컸지만 다음날에는 다시 일터로 복귀해야 하는 현실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우리 집이 있는 프라하로 돌아갈 채비를 마쳤다. 우리 캠핑장에서 프라하까지는 쉼 없이 달려도 5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거리라서 바로 집으로 갈 줄 알았더니 남편이 느닷없이 첼암제에 가겠다고 나섰다.
프라하까지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는 남편의 컨디션의 걱정되긴 했지만 본인이 꼭 가고야 말겠다고 고집을 피우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렇게 북쪽으로 가야 할 우리의 여정은 뜬금없이 더 남쪽으로 향하게 되었고 한 시간여를 달려 결국 첼암제(Zell am see)에 오고야 말았다.
사실 첼암제로 접어들면서 이런 걱정은 진작에 사라져 버리긴 했다. 넓고 깊은 계곡 옆으로 펼쳐지는 알프스산맥이 빚어내는 절경이 너무나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오히려 굳이 먼 길로 돌아가겠다고 고집을 부려준 남편에게 고마움을 느낄 지경이었다.
첼암제는 이번에 처음 방문했는데,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지만 크게 관심을 두었던 곳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곳에 머물렀던 몇 시간 동안 완전히 마음을 사로잡혀서 다음에 여유 있는 일정으로 꼭 다시 오고야 말리라는 다짐을 하며 버킷리스트에 추가한 여행지가 되었다.
첼암제 중심부 Steinergasse에 위치한 주차장. 8월 성수기의 주말이었는데도 꽤나 여유가 있었다. 혹시 여름에 자동차 여행으로 첼암제를 방문했는데 주차 공간을 찾기가 어렵다면 이곳으로 가보길 추천한다.
오늘 안에 무조건 체코 프라하로 돌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라곤 서너 시간 밖엔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케이블카를 타고 산 정상에 오르는 등의 일정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전망 좋은 호숫가에서 식사하고 가볍게 산책 정도 할 생각이었는데, 화창한 날씨가 아까웠던지 남편은 첼 호수에서도 수영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수영을 하는 것으로 결정이 되고 다급하게 수영 스팟을 검색했다. 첼 호수에는 세 곳의 야외 수영장이 운영되고 있었는데 우리는 리뷰가 가장 많았던 젤암제 시내에 위치한 야외 수영장을 목적지로 정했다.
주차장에서 호수 방향으로 3분 정도만 걸어가면 야외 수영장의 전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첼 호수 둔치에 넓고 길게 자리하고 있는 잔디밭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한가득 보였다.
기본적으로는 첼 호수에서 수영하는 것이 메인이긴 하지만 한강공원 수영장처럼 인공 풀장도 있었는데, 입장 후에 가보니 인공 풀장은 어린이들을 위해 수심이 낮게 만들어 놓은 유아풀이었다. 작은 온수풀도 있고 워터슬라이드도 있다.
유럽 노천 수영장에서 자주 만나보게 되는 다이빙대. 꽤나 높은데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쉴 새 없이 호수로 점프를 하는 모습은 볼 때마다 놀랍다. 살면서 실내 수영장에서도 다이빙을 해 본 적 없는 나는 그저 구경만 할 따름이다.
첼암제 호수 수영장 앞에 펼쳐지는 웅장한 알프스산맥. 이제 곧 이 환상적인 풍경을 즐기면서 빙하 호수 수영을 즐길 수 있다니,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어서 발걸음이 점점 더 빨라졌다.
첼암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알프스 고지대로 접어들게 된다. 여기서 서쪽으로 차로 4시간 정도를 달리면 스위스 알프스가 나오고 남쪽으로 두 시간 남짓 이동하면 이탈리아 알프스를 만날 수 있는 돌로미티(Dolomites)가 나온다.
사진 속 건널목이 나오면 수영장 입구에 거의 다 도착한 것이다.
'Strandbad Zell am See' 입구는 어린이 놀이터(Spielplatz Kinderland)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조그마한 간판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 속 내리막 끝에 보이는 건물이 수영장 입구다.
호숫가에 위치한 노천 수영장이지만 각종 편의시설이 되어있기 때문에 입장료를 내고 티켓을 끊어야 한다.
우리가 여행한 시즌에만 해도 성인 1명 입장료가 8.70 유로였는데, 지금은 가격이 많이 올랐다.
2025년 첼암제 비치 수영장 입장료
성인 10.10 유로
성인(게스트카드) 9.20 유로
청소년 6. 40 유로
어린이 5.50 유로
가족 23.90 유로
파라솔과 선베드, 캐비넷 등은 유로로 대여할 수 있다. 패들 보드도 30분, 1시간, 하루 단위로 대여 가능하다. 물놀이를 즐기는데 필요한 웬만한 시설은 다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수영복과 타월, 돗자리 정도면 챙겨오면 나머지는 현장에서 대여료를 내고 다 조달할 수 있다.
둘이 합해서 20 유로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했는데 어째서인지 티켓에는 0.00 유로로 표기되어 있었다. 개찰기에서 바코드에 인쇄된 바코드를 인식하고 입장하면 되는데, 기재된 금액이랑 상관없이 문제없이 들어갈 수 있었다. 사실 금액 표시가 잘못되어 있는 것도 나중에야 깨달았다. 드디어 첼 호수로 풍덩 뛰어들 준비가 완료되었다.
글, 사진 by 트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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