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오늘내일의 여행

스위스 피르스트 클리프워크 오픈런 해야 하는 이유

travelmong 2025. 3. 25. 10:21

 

해발 2,184M의 피르스트(First)는 그린델발트 지역에 위치한 대표적인 여행지다. 허공으로 뻗어 있는 클리프워크(First Mountain cliff walk) 전망대로도 유명하다. 

 

우리는 피르스트로 올라가는 곤돌라 오픈 시간에 맞춰서 일정을 서둘렀다. 거의 처음에 곤돌라를 탄 것 같았는데, 막상 정상에 도착해 보니 이미 클리프워크 뷰포인트에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십여 분 기다리면 우리 차례가 올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줄이 도통 줄지를 않더라는 말이다. 10분이 넘어가도록 빠져나오는 팀 없이 옴짝달싹하지 않고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앞쪽을 보니 젊은 한국인 커플이 뷰포인트를 차지하고 정말 갖가지 포즈로 신나게 사진을 찍고 있었다.

 

기다림에 지친 외국인들은 이미 얼굴에 짜증이 가득했다. 그리고 곧 우리에게도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이렇게 드넓은 알프스에서 인생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인트는 셀 수 없이 많은데, 꼭 다른 여행자들을 벌 세우듯이 기다리게 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 싶었다.

 

이런 사람들 서너 팀이 우리 앞에 있으면 한 시간도 기다려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그 젊은 커플은 투덜거리는 뒷 사람들이 더 짜증 난다는 표정을 남기고 사라졌다.

 

아무리 인생샷이 중요해도 기본 매너는 지키는 여행자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최소한 민폐 여행객은 되지 말아야 하지 않겠나.

 

내 앞에 어떤 여행자가 있을지는 오로지 운에 달린 일이다. 결국에는 내가 더 서둘러서 가는 것만이 이런 상황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 같다. 버리는 시간 없이 알찬 하루를 보내고 싶다면 발 빠르게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

 

 

문제의 커플이 사라지고 나서는 금세 줄이 빠졌다. 우리 차례가 되었을 때, 딱 세 컷 찍고 다음 팀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저 위에 서 있을 때는 별로 무섭지 않았는데, 거리를 두고 보니 더 아찔한 구조물이다.

 

조금 떨어져서 보는 전경이 오히려 더 멋있었다. 굳이 클리프워크 뷰포인트가 아니더라도 더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어서, 우리는 다음에 다시 오더라도 클리프워크 전망대는 패스하자고 했다.

 

 

클리프워크는 일방통행이다. 전망대를 빠져나오면 자연스럽게 베르그가스트하우스 피르트스(Berggasthaus First)로 연결된다.

 

편안하게 벤치에 앉아서 이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서, 본격적인 하이킹을 시작하기 전에 산장에서 가졌던 짧은 휴식의 시간이 너무나 달콤했다.

 

 

바흐알프제(Bachalpsee)로 출발하기 전에 모닝커피를 한 잔씩 하기로 했다.

 

 

나는 블랙커피, 남편은 카푸치노를 주문했다. 찻잔에 Grindelwald Frist라고 프린팅이 되어 있었다.

 

 

화장실 다녀오면서 찍은 사진. 안에서도 밖에서도, 어떤 구도로 봐도 아름다운 스위스의 자연이다.

 

 

구름 한 점 없이 화창했던 8월 중순의 스위스 날씨. 바흐알프제로의 하이킹 코스는 숨 막히게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했고 이번 스위스 여정에서 손꼽히게 좋았던 하이킹 코스였다. 

 

 

글, 사진 by 트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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