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베를린 여행의 필수코스
젠다르멘마르크트 크리스마스 마켓
WeihnachtsZauber Gendarmenmarkt
Weihanachtsmarkt Babelplatz
12월에 베를린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반드시 찾아가야 할 명소로 젠다르멘마르크트 크리스마스 마켓을 추천할 것이다. 눈도 내리고 날씨도 추운 겨울에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특히 12월에 유럽을 찾는다면 '크리스마스 마켓'이라는 특수를 놓칠 수 없을 것이다.
독일의 수도인 베를린 곳곳에서도 다양한 장식으로 꾸며진 크리스마스 마켓들이 운영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고 볼거리가 많은 곳을 추천해 본다면, 베를린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 중 하나로 손꼽히는 젠다르멘마르크트에서 열리는 마켓일 것이다.
현재 젠다르멘마르크트는 오랜 기간 동안 대규모 보수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현재는 몇 년째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 바벨 광장(Babelplatz)에서 마켓이 열리고 있다. 바벨플라츠는 1933년에 나치에 의해 독일 각지에서 자행되었던 분서 사건의 기념물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젠다르멘마르크트에서 열리는 마켓의 상징은 뾰족한 모서리에 '헤른후트의 별'이 장식된 하얀 천막이다. 노랗게 빛나는 별이 달린 천막들이 빈틈없이 이어져서, 마치 작은 크리스마스 빌리지에 들어온 느낌이 들었다. 이곳저곳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여기가 베를린 시내 중심지라는 것을 망각할 정도다.
바벨광장은 브란덴부르크 문(Brandenburger Tor)과 박물관 섬(Museumsinsel)의 중간 즈음에 위치해 있다. 각 명소에서 도보로 이동해도 되고 우반(U-bahn)을 타고 근처에 위치한 운터 덴 린덴(Unter den Linden) 역에서 내려서 가는 방법도 있다.
베를린의 다른 크리스마스 마켓들과 달리, 이곳은 입장료를 지불해야 들어갈 수 있다. 지난번에 방문했을 때는 1인당 1유로였는데, 2024년 올해는 2유로로 가격이 인상되었다고 한다. 홈페이지에는 월-금요일까지는 '12pm - 2pm' 사이에 입장하면 무료로 들어갈 수 있다고 안내되어 있다(12월 24, 25, 26일 제외).
바벨 광장 한 편을 장식하고 있는 훔볼트 대학교 법학부 건물. 바로크 양식의 외관 때문에 마치 궁전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데, 본래 이 건물은 프로이센 왕국 시절에 왕립 도서관으로 지어졌으나 20세기 초에 대학 건물로 변경되었다.
웅장한 건물들로 주변 시야가 차단된 데다가 다양한 상품과 먹거리를 팔고 있는 마켓 부스들이 끊임없이 이어져 있으니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구경하느라 이곳에서 정말 한참의 시간을 보냈다.
젠다르멘마르크트 마켓만큼은 베를린 명소를 여행하는 중에 잠시 스쳐가는 정도로 예상하고 일정을 짜면 낭패를 볼 수 있다. 다른 마켓들과 다르면 얼마나 다르다고 입장료까지 받고 들어가는지 의아해 할 수도 있겠지만, 1유로 또는 2유로 정도의 금액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하니,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마켓의 규모에 비해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은 매우 소소하다. 진짜 나무도 아닌 철제 구조물로 트리 느낌만 나도록 조성해 두었는데, 여기도 꼭대기부터 아래쪽까지 온통 헤른후트의 별이 장식되어 있었다. 이 독특한 별 장식은 겨울이 되면 독일 전역 어디에서나 쉽게 만나 볼 수 있다.
크리스마스 모티프로 꾸며진 베를린 곰. 베를린 시내를 걷다 보면 다양한 디자인의 곰 조형물을 곳곳에서 마주치게 된다. 곰은 무려 13세기부터 베를린을 상징하는 동물이었다고 한다. 이야기로만 전해져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베를린 시의 깃발과 문장에도 두 발로 서 있는 검은색 곰이 장식되어 있다.
마켓 부스에는 크리스마스 장식 소품은 물론이고 베를린 시내 명소가 그려진 조명, 겨울 보온 용품, 각종 액세서리 등 다양한 공예품들이 가득 진열되어 있었다. 상설 야외 시장이 일반적이지 않은 지역이다 보니, 이 기회에 크고 작은 매장과 디자인 샵들도 한자리 잡고 제품을 양껏 홍보하는 것 같다.
한창 마켓을 구경하던 중에 시선을 사로잡은 황금빛 여인. 금빛 드레스를 입고 마켓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날개 같은 것이 있으니 천사라고 이해하면 되는 것일까? 이따금 빙글빙글 돌면서 퍼포먼스도 해주고 있었다. 덕분에 깨알 재미+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에서 누리는 가장 큰 재미 중에 하나는 바로 먹거리다. 나라, 지역 관계없이 어느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도 최고 인기 먹거리는 소시지다. 거대한 숯불 화로에 한가득 쌓여있는 스케일이 감탄스러웠다. 역시나 인기 있는 튀김 피자 랑고시와 따뜻한 스프, 커피, 스파클링 와인, 초콜릿 등 다양한 먹거리들이 즐비했다.
마켓에서는 카드 결제가 되는 곳도 있고 현금만 받는 곳도 있다. 한두 가지 음식을 맛보고 글루바인 마시고 하는데도 30 ~ 40유로 정도는 기본적으로 지출하게 된다. 화장실도 1유로를 내야 이용할 수 있다.
마켓에 입장하기 전에 미리 현금을 넉넉하게 준비해서 가는 것을 추천하는데, 물론 마켓 부지 내에 ATM이 설치되어 있기는 하지만 수수료 많이 떼기로 유명한 유로넷(Euronet)이 설치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드시 현금은 미리 준비해 가는 것을 추천한다.
젠다르멘마르크트 마켓에는 이렇게 유리 쇼케이스에 둘러싸인 공간도 있다. 무도회에서나 입을 법한 긴 드레스가 시선을 끌어당기고 호기심을 유발했다.
조금 더 안쪽으로 걸어가니 이렇게 유난히 큰 지붕을 가진 천막 텐트들이 있었는데, 별도의 문이 설치되어 있어서 내부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다.
안으로 들어가니 이곳은 또 딴 세상이었다. 밖에서 봤던 쇼케이스가 전부인 줄 알았더니, 안쪽으로 계속해서 복도가 이어져서 상가 건물 안에 위치한 쇼핑센터를 둘러보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내부는 미로처럼 여러 갈래로 길이 나누어져 있었고 복도 양옆으로는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들이 빽빽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내부 텐트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이 상대적으로 고퀄리티 상품들로 느껴졌다. 지갑과 벨트를 포함한 각종 가죽 제품들, 핸드메이트 공예품, 도자기, 타일, 아기 용품, 양초, 목재, 조명 등 소규모 박람회에 온 것 같은 기분도 들면서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공간이다.
기념품 매장뿐만 아니라, 테이블과 의자까지 제대로 갖춰진 실내 레스토랑도 있었다. 특별히 투명한 천막으로 지붕이 덮여 있어서 밖에 전경도 시원하게 보여서 따뜻한 온기와 전망을 두루 갖춘 일석이조의 매력을 지닌 만큼,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찾아들어 빈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지역에서 유명한 레스토랑들은 별도로 마련된 구조물에서 실내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었다. 유명한 에딩거 맥주를 파는 곳도 있었고 이탈리안 레스토랑도 있었다. 피자, 파스타는 12-15유로 정도로 비교적 저렴했지만 고기 메뉴에는 대부분 30유로 가까운 금액이 표기되어 있었다.
날씨가 추워서인지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서인지 밖에서 간단하게 스낵을 구입해 먹는 것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지불해야 함에도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장사가 잘되고 있었다. 곧 떠나게 될 올해의 베를린 크리스마스 여행에서는 천막 레스토랑에서 따뜻한 온기를 누리며 한끼 식사를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2024 젠다르멘마르크트 마켓 오픈 정보
날짜: 2024년 11월 25일 ~ 2024년 12월 31일
시간: 일 - 목요일 12시 ~ 22시
금 - 토요일 12시 ~ 23시
* 12월 24일: 12시 ~ 18시 / 12월 31일: 12시 ~ 24시
위치: Bebelplatz, Berlin
글, 사진 by 트몽
Copyright 2024. 트몽 All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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