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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오늘내일의 여행

잘츠부르크 추천 여행지. 미라벨 궁전, 정원 구석구석 둘러보기 - 뷰포인트 공유

잘츠부르크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가슴을 뛰게 하는 명소는 아마도 미라벨 정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미라벨이라는 이름은 이탈리아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감탄스러운'이라는 뜻의 'Mirabile'과 '아름다운'이라는 뜻을 지닌 'bella'가 합쳐진 것이다. 얼마나 아름다우면 '감탄할 정도로 아름답다'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미라벨 정원에서 마주하게 되는 풍경이다. 호엔잘츠부르크 성을 병풍 삼은, 이 아름다운 풍경 단 하나 만으로도 잘츠부르크로 떠날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미라벨 궁전(Schloss Mirabell)의 원래 이름은 알테나우 성(Schloss Altenau)으로 1606년에 당시 잘츠부르크 대주교였던 볼트 디트리히 폰 라이테나우(Wolf Dietrich von Raitenau)가 자신의 연인이었던 살로메 알트와 그들의 자녀들을 위해서 지은 궁전이다.

 

볼프 디트리히의 후계자로 새로운 잘츠부르크의 대주교가 된 마르쿠스 시티쿠스 폰 호헤넴스(Markus Sittikus von Hohenems)가 살로메와 그녀의 아이들을 궁전에서 추방한 이후, 알테나우 성을 '감탄스러울 정도로 아름답다'는 의미인 미라벨(Mirabell)로 부르기 시작했다. 궁전은 18세기 초에 바로크 양식으로 새롭게 개조되었고, 1818년의 대화재 이후에 복원 과정을 거치면서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현재 미라벨 궁전은 잘츠부르크 시청으로 사용되고 있어서 대중에게 공개된 공간은 극히 일부다. 인상적인 것은 건물 내부 바닥이 잘츠부르크 지도로 장식되어 있다는 점이다.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대리석 조각과 함께 바로크 양식으로 멋스럽게 장식되어 있는 천사의 계단이 나온다. 이 계단으로 대리석 홀이 있는 위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

 

 

2층에는 옛 잘츠부르크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그림이 걸려 있다.

 

 

사실상 미라벨 궁전 내부에서 관람할 수 있는 곳은 대리석 홀(Marmorsaal) 단 한 곳뿐이다. 내부로 들어갈 수는 없고 문 앞에서 들여다볼 수 있다. 현재는 콘서트 홀로 주로 사용되고 있는데, 종종 결혼식과 피로연 장소로도 활용된다고 한다.

 

미라벨 궁전과 천사의 계단의 오픈 시간은 월요일 ~ 토요일 8시부터 18시까지다(일요일 및 공휴일 제외).

대리석 홀의 오픈 시간은 월, 수, 목요일에는 8시부터 오후 16시까지이고 화, 금요일에는 13시부터 오후 16시까지다(현지 사정에 따라 방문이 불가할 수 있음).

 

미라벨 정원은 매일 오전 6시부터 해질녘까지 오픈한다.

 

 

이러한 이유로 미라벨 궁전에 간다는 것은 정원 관람이 목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떻게 둘러보더라도 아름다운 정원이지만, 미라벨에는 더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특정한 뷰포인트들이 있다. 놓치지 말아야 할 첫 번째 전망 포인트는 바로 궁전 건물 옆쪽에 위치한 작은 언덕이다.

 

 

언덕에 오르면, 페가수스 분수가 장식된 화단과 호엔잘츠부르크 성이 빚어내는 엽서 같은 전경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전경은 어쩌면 친숙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잘츠부르크 여행을 준비하면서 꼭 한 번은 보게 되는 영화인, 사운드 오브 뮤직(The Sound Of Music)에서 마리아와 아이들이 마라벨 정원 곳곳을 누비면서 도레미 송을 부르는데, 특히 페가수스 분수 가장 자리를 걷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언덕 아래에 위치한 철문도 영화 속에 등장한다. 사운드 오브 뮤직을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첫눈에 이 장소를 알아봤을 것이다.

 

철문 앞에 위치한 작은 언덕으로 올라가면 시야가 탁 트이면서 훨씬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1m가 조금 넘는 이 언덕의 효과는 대단하다. 아래에 자리한 철문으로는 쉴 새 없이 사람들이 지나가기 때문에, 사람이 적은 사진을 찍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런데 계단을 몇 개만 오르면 엽서 같은 느낌의 사진을 담을 수 있다.

 

 

페가수스 분수에서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아주 재미난 공간이 있다. 정원으로 이어지는 입구부터 남다른 장식이 시선을 잡아 끈다.

 

 

이름이 난쟁이 정원(Dwarf Garden)이란다. 진짜로 난쟁이 조각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 드워프 조각이 등장한 것은 1690년 이후인데,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드워프 정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무더운 8월의 여름. 뜨거운 태양을 피해 나무 그늘이 지는 잔디밭에 앉고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 알록달록하게 장식된 꽃 화단에는 출입을 금하고 있지만, 나무가 많은 사이드 정원 잔디밭에는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벤치도 넉넉히 설치되어 있다. 빈 자리가 없을 것 같아 보이지만, 걸어가면서 찬찬히 둘러보면 한두 자리 정도는 비어있는 것을 찾을 수 있다.

 

이제 와 생각해 보니, 하루를 바쁘고 알차게 보내야 속이 시원한 지극히 한국적인 성향을 가진 나는, 보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이 한가득이라 단 한 번도 미라벨 정원 벤치에 앉아서 쉬어 본 기억이 없다. 다음에 가면 단 5분, 10분이라도 현지인처럼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길게 이어지는 산책로를 빠져나와서 정원 중앙부로 발걸음을 옮기면, 바로크 양식으로 장식된 화려한 화단이 나온다. 빨강, 보라, 분홍 등 형형색색으로 심어진 꽃들이 물결치는 듯한 느낌으로 화단을 장식하고 있다.

 

 

미라벨이라는 이름 그대로 감탄스럽도록 아름다운 풍경에, 사람들은 기념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특히 사진 속의 커플이 서 있는 장소가 미라벨 정원에서 가장 멋진 구도로 사진을 담을 수 있는 뷰포인트다.

 

 

장미 정원 앞쪽에서 궁전 건물을 등지고 서면, 사진 속 장면이 눈앞에 펼쳐진다. 알록달록한 정원을 바탕으로 잘츠부르크 대성당과 호엔잘츠부르크 성이 일직선상으로 등장하면서, 단 한 컷의 사진에 잘츠부르크에서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들을 모두 담을 수 있다.

 

 

미라벨 정원 최고의 전망 포인트에서 잘자흐 강변 방향으로 걷다 보면, 양옆으로 신화 속 인물들을 모티프로 한 조각들이 자리하고 있다. 아기자기하게 만 느껴질 수 있는 정원에 웅장한 느낌과 멋스러움을 더해준다.

 

 

중심부에는 큰 분수가 있고 그 주변으로도 벤치가 비치되어 있다. 땡볕 아래 앉아 있는 사람들의 모습. 햇빛 좋아하는 유럽 사람들은 피부가 타들어 갈 듯한 강렬한 햇살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나의 발걸음은 바쁘지만, 한가롭게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내 마음에도 여유가 스며드는 것 같았다.

 

 

나무 아래쪽으로는 그늘이 넓게 드리워서 선선한 공기를 즐기며 산책할 수 있다. 30 ~ 40분 정도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을 정도의 규모지만, 행복 수치는 최대로 안겨주는 미라벨 정원.

 

얼마 후에 n 번째 잘츠부르크 여행이 또 예정되어 있는데, 이번에는 따뜻한 음료 한 잔 들고 조금 더 속도를 늦추고 찬찬히 이곳을 즐겨볼 예정이다. 

 

 

 

글, 사진 by 트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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