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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오늘내일의 여행

호수뷰 레스토랑. 츠뵐퍼호른 정상에 위치한 Voit'l Hütte am Zwölferhorn

한 시간가량 츠뵐퍼호른 정상 주변을 돌아보고 나니 슬슬 허기가 져서 점심을 먹고 내려가기로 했다. 원래는 케이블카 탑승장 옆에 위치한 'Das Zwölfer'를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규모가 작아서 자리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상 십자가 바로 아래쪽에 위치한 'Voit'l Hütte am Zwölferhorn'으로 가기로 했다.
 

 
사진에 보이는 목조 산장이 바로 우리가 점심 식사를 했던 레스토랑, 'Voit'l Hütte am Zwölferhorn'이다. 산악열차나 케이블카로 방문할 수 있는 산의 정상에는 대부분 여행자들의 쉼터가 되어주는 산장들이 자리하고 있다.
 
어떻게 이렇게 높은 산봉우리에 번듯한 건물을 지어 놓은 것인지. 덕분에 아늑한 공간에 앉아서 멋진 전망을 감상하면서 목도 축이고 맛난 음식도 먹으면서 그림 같은 알프스 풍경을 두 배, 세 배로 만끽할 수 있다. 
 


 
점심 피크 타임이라서 자리에 앉기까지 10분 이상 기다려야 했다. 그나마 우리는 운이 좋아서 10분 만에 자리를 잡은 것이고 간발의 차로 우리 뒤에 도착한 여행자들은 20분이 넘어가도록 자리가 나지 않아서 한참 동안 서 있어야 했다. 
 
물론 자리는 합석이었다. 넓은 테이블을 우리 팀이 독차지하는 것은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서로 인사를 건네고 빈자리로 들어갈 수 있도록 배려해 주며 자연스럽게 합석을 하는 문화다. 그래도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여행 중인 가족 한 팀이랑만 쉐어했기 때문에 공간이 꽤나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었다.
 

 
빈틈없이 꽉 찬 테이블을 보면서 한참 기다려야 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메뉴판을 준비해 줬다. 가격대는 스프가 6 ~ 8유로, 스낵은 4 ~ 13유로, 음료는 3 ~5유로, 생맥주는 0.5L 한 잔에 5유로 정도였다. 메인 메뉴는 15 ~ 25유로 사이였는데, 결제는 현금만 가능하다.
 

 
갈증을 날려줄 시원한 생맥주. 산 정상에서 마시는 맥주는 그냥 꿀맛이다. 
 

 
끊임없이 오르고 내려가는 곤돌라. 넋을 놓고 바라보게 되는 풍경이다.
 

 
남편이 고른 비너 슈니첼(Wiener Schnitzel). 고기도 맛있지만 삶은 감자가 정말 맛있었다.
 

 
내가 주문한 타펠슈피츠(Tafelspitz). 오스트리아 전통 요리인데, 갈비탕 같은 느낌이라 원래는 국물이 촉촉해야 하는데, 보는 것과 같이 아주 건조하게 서빙되었다. 맛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맥주 없이는 도저히 넘기기 어려울 정도로 목이 메서 아쉬웠던 메뉴. 사이드로 제공된 시금치와 감자는 아주 맛있었다.
 

 
레스토랑 바로 아래로 그림 같은 풍경을 배경으로 풀을 뜯고 있는 말들이 보였다. 훈련이 잘 되었는지 주변에 이 녀석들을 가두는 울타리가 보이지 않는데도 축사 주변을 맴돌며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평화로움 그 자체다. 이보다 더 좋은 날씨를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환상적인 뷰를 만끽하고 다시 케이블카로 발길을 돌렸다.
 

 
입가심은 하리보. 딱딱해서 잘 안 사 먹는 편인데 알름두들러(Almdudler) 맛이 있길래 호기심에 구입해 봤다. 결과적으로 알름두들러는 음료로만 즐기기로 했다.
 
 
 

글, 사진 by 트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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