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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오늘내일의 여행

체스키 크룸로프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테라스 레스토랑, Gotika Restaurant

 

체스키 크룸로프 역사 지구에 이렇게나 로맨틱한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테라스 레스토랑이 있다. 언젠가는 꼭 가리라고 마음에 담아 두었던 나의 트래블 버킷리스트 하나를 이번 여행에서 달성했다. 

 

 

로맨틱한 저녁 시간을 보낸 고티카 레스토랑(Gotika Restaurant)은 호르니(Horní) 거리에 위치해 있다. 호르니 거리는 체스키 크룸로프를 찾은 여행자들이 반드시 한번은 지나가게 되는 곳이다. 체스키 크룸로프 최고의 전망대 중 한 곳인 세미나르니 정원(Seminární zahrada)으로 가는 길목이기 때문이다.

 

 

오며 가며 자꾸만 눈에 들어오던 작은 액자. 이런 전망을 감상하면서 식사를 할 수 있다니, 너무나 매력적인 공간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이곳을 마음에만 저장만 해둔 이유가 있다. 당일치기 여행에는 적합하지 않은 운영 시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티카 레스토랑은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일주일에 딱 4일만 오픈한다. 그것도 오후 4시가 되어야 영업을 시작한다. 고로 체스키 크룸로프에서 최소 1박을 하지 않는 이상, 점심 한 끼 정도 먹게 되는 하루 일정 여행에서는 방문이 어려운 곳이다.

 

RESTAURACE GOTIKA

Horní 148, 381 01 Český Krumlov

수요일 ~ 토요일, 주 4일 영업

16:00 ~ 23:00 오픈  / *동절기 휴무

 

 

고티카 레스토랑으로 연결되는 입구.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왼쪽으로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계단 아래쪽으로 'TERASA RESTAURACE'라는 글자와 화살표가 장식되어 있다.

 

 

계단을 내려가면 갑자기 조명이 어두워지고 촛불이 은은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꼭 프로포즈를 받으러 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신혼여행 또는 커플 여행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로맨틱한 감성의 레스토랑이다. 

 

 

계단 하나를 더 내려가면 레스토랑으로 들어가는 진짜 입구가 나온다.

 

 

지하 셀러 같은 공간에 조성된 레스토랑. 사진에 보이는 것 그대로 약간 침침하게 느껴지는 밝기의 조명만 비추고 있다.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같은 분위기다. 테라스로 연결되는 문은 레스토랑 안쪽에 있다. 우리의 목적은 체스키 크룸로프 성의 야경을 감상하면서 식사를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 아늑한 공간을 미련 없이 지나쳐서 바로 테라스로 나갔다.

 

 

사진에서 봤던 모습 그대로의 테라스. 건물 외벽 사이에 숨겨진 듯한 느낌으로 자리하고 있는 아담한 테라스다. 아쉽게도 종일 그치지 않는 비 때문에 어닝이 쳐져 있었다. 천막이 뷰를 일부 가리긴 했지만 그래도 어닝 덕분에 비 오는 날임에도 야외 테라스에 앉을 수 있었으니 감사할 따름이었다.

 

도착했을 때 우리 외에는 테라스에 아무도 없어서 원하는 자리를 골라 앉을 수 있었다. 사람이 너무 없어서 전망만 좋고 음식은 맛이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잠시 스쳤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한 우려였다. 우리가 조금 일찍 도착한 것일 뿐, 얼마 지나지 않아서 테라스의 절반이 채워졌기 때문이다.

 

 

기본 메뉴판에 와인 메뉴판이 별도로 제공됐다.

 

 

음료는 로컬 브랜드인 체스키 크롬로프 맥주(Pivo Krumlov)를 주문했다. 여행의 가장 큰 묘미는 지역 특산물을 맛보는 것이다. 고티카 테라스는 와인이 조금 더 어울릴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사실 우리는 갈증이 났었다. 와인 대신 맥주를 주문한 이유에는 체코 맥주가 워낙에 맛있는 탓도 있다. 

 

 

고티카 레스토랑 테라스에서 보이는 풍경. 어느새 도시에 어둠이 내려앉았다. 크룸로프 성에 조명이 켜지면서 낮만큼이나 몽환적인 야경이 펼쳐졌다. 다행히 비가 조금씩 그치기 시작했고 시야도 깨끗해지면서 예쁜 사진도 많이 남겼다.

 

 

곧 우리가 주문한 메뉴가 서빙되었다. 내가 선택한 그릴 새우 샐러드(Grilled king prawns, cherry tomato, salad leaves, sour cream with garlic and herbs). 마늘과 허브가 가미돼서 감칠맛이 좋았다. 새우도 신선하고 통통해서 맛있었다. 

 

 

남편이 주문한 그릴 오징어 샐러드(Peruvian Calamari tentacles, salad leaves, pastry). 칼라마리라고 표기되어 있었지만 사이즈를 봐서는 아무래도 문어 다리 구이인 것 같다. 점심을 육고기 중심으로 먹어서 저녁은 가볍게 해산물로 선택했다.

 

 

본 메뉴는 가벼운데 제공된 빵의 양이 엄청났다. 

 

 

비가 완전히 그치자 직원이 어닝을 완전히 걷어줬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넋을 놓고 보게 되는 몽환적인 풍경.

 

 

떠나기가 아쉬워 결국 맥주 한 잔씩을 더 주문했다. 

 

 

안주 삼아 파마산 치즈가 곁들여진 그릭 올리브(Mix of Greek olives sprinkled with parmesan)도 추가로 주문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도 우리는 한 시간여를 더 머물렀다. 세 시간 가까운 시간을 보냈음에도 떠나는 발걸음이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었다. 

 

이날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생수(Romerquelle 0.7L) 110 CZK, 그릴 문어 샐러드 490 CZK, 그릴 새우 샐러드 390 CZK, 올리브 110 CZK, 크룸로프 맥주 0.5L 4잔 300 CZK이다. 그렇게 고티카 레스토랑에서의 낭만적인 저녁 식사 비용으로 팁을 포함해서 총 1,500 CZK을 지불했다.

 

두 사람의 한 끼 식사로 약 9만 원 정도가 나왔으니 가성비 식당은 아니지만, 가심비가 좋은 곳이다. 이곳에서 머물렀던 몇 시간은 지금까지도 손꼽히게 행복한 순간으로 추억되고 있기 때문이다. 체스키 크룸로프에 1박 이상 숙박하는 여행자, 특히 허니문 커플이라면 전망 좋고 분위기 좋은 고티카 레스토랑(Gotika Restaurant)에서의 낭만적인 한 끼를 추천한다.

 

 

 

글, 사진 by 트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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