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키 크룸로프에 화덕구이가 맛있기로 소문난 식당이 있다. 역사 지구 중심지인 스보르노스티 광장(Náměstí Svornosti) 바로 근처에 위치해 있어서 접근성도 좋다. 중세 펍 같은 분위기로 인테리어가 조성되어 있어서 중세 모습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체스키 크룸로프 여행과 컨셉 면에서도 일맥상통하는 느낌이다.
레스토랑 입구 쪽에 화덕이 자리하고 있다. 들어가자마자 지글지글 맛있는 소리를 내며 구워지고 있는 고기가 보여서 절로 군침이 돈다. 나는 이미 여러 차례 이곳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남편과 함께 온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Krčma Šatlava
주소: Šatlavská 157, 381 01 Český Krumlov
오픈 요일: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영업 시간: 11:00 ~ 23:00
앞서 소개한 것처럼 크르치마 샤틀라바는 이미 소문난 화덕구이 맛집이다.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이미 유명한 식당이기 때문에 사전에 예약을 하고 가거나 11시에 맞춰 오픈런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크르치마 샤틀라바 내부. 창문이 없어서 동굴 같은 분위기가 연출된다.
'Krčma'는 '펍(Pub)'이라는 뜻이다. 중세 스타일 펍 컨셉에 맞게 레스토랑 곳곳에 투박한 농기구들이 장식되어 있다.
우리가 점심 식사를 했던 테이블. 11시 식당 오픈 시간에 맞춰 갔더니 우리가 첫 손님이 되었다. 덕분에 아늑한 자리로 골라서 앉을 수 있었다.
낡고 헤진 메뉴판. 컨셉이라고 봐주기에는 과하게 관리가 안 되어 있다. 아무래도 원체 장사가 잘되어서 인지, 이런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갈증이 많이 났던 것인지 맥주 사진이 없다. 이 집에서는 체코 버드와이저인 부드바르(Budvar)를 맛볼 수 있다. 체코 여행 중에 꼭 마셔봐야 하는 맥주 브랜드 중에 하나다. 한국에서는 미국 맥주 브랜드로 알려진 버드와이저는 사실 체코가 원조다. 버드와이저라는 이름 자체가 체스케 부데요비체(České Budějovice)라는 체코 지명에서 유래한 것이다.
내가 주문한 돼지 목살 구이(Grilovaná vepřová krkovička). 체코에서 꼭 맛봐야 할 추천 메뉴 중에 하나다. 겉바속촉으로 육즙 가득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쫀득한 식감이 정말 맛있다. 돼지 목살 스테이크는 어느 식당 할 것 없이 대체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메뉴다. 크르치마 샤틀라바에서는 직화 화덕에 구워서 특히 더 맛있다.
남편이 주문한 송어구이(Grilovaný pstruh s rozmarýnem a petrželkou). 화덕에 구운 고기를 먹자고 데리고 왔더니 생선을 골랐다. 내가 시킨 돼지 목살 구이를 한입 맛보더니 본인은 집에서 구워 먹는 삼겹살이 더 맛있단다.
체코 송어는 비린 맛이 전혀 없는데, 흰 살에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생선 살에 후추를 솔솔 뿌려서 먹으면 정말 맛있다. 소금 간은 더 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소금이 껍질에만 뿌려져 있어서 따로 먹으면 속살은 싱겁고 껍질은 짜게 느껴질 수 있다. 생선 가시를 한 번에 발라낸 다음에 생선 살과 껍질을 함께 먹는 것이 좋다. 같이 내주는 레몬을 짜서 레몬즙을 더하면 기분 좋은 상큼함이 더해진다.
사이드로 주문한 삶은 옥수수(Vařený kukuřičný klas). 탱탱하게 삶아진 옥수수는 맛이 없을 수가 없다. 각각 맥주 두 잔씩에 애피타이저로 마늘 스프까지 먹었더니 포만감이 상당했다. 남편한테 화덕에 구운 육고기 먹이러 갔는데 생선구이를 주문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부드바르 오리지널(Budvar Original, 0.4L) 3잔 195 CZK, 부드바르 다크 라거(Budvar Tmavý ležák, 0.4L) 1잔 65 CZK, 생수(Römerquelle, 0.33L) 1병 55 CZK, 마늘 스프(Česneková polévka podávaná v chlebovém bochánku) 130 CZK, 돼지 목살 구이 245 CZK, 송어구이 255 CZK, 삶은 옥수수 85 CZK. 팁 포함 총 1,100 CZK을 지불했다.
글, 사진 by 트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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