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örforrás étterem
Budapest, Váci u 15, Hungary
일요일 ~ 월요일 12:00 ~ 22:00
헝가리 부다페스트 바치 거리에 위치한 헝가리 레스토랑인 셰포라쉬 레스토랑(Sörforrás étterem).
바치 거리(Váci)는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다. 다양한 브랜드샵들이 위치한 쇼핑 거리이자, 식당들이 밀집해 있는 먹자 거리이기도 해서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거리 중 하나로 손꼽힌다.
도착한 첫날에 바치 거리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게 되었는데, 이곳에 들어가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좀 있었다.
호텔 체크인 후에 미리 점 찍어두었던 레스토랑 두 곳을 먼저 방문했더랬다. 두 곳 모두 생각보다 레스토랑 규모가 작았고 예약을 하지 않았다면 식사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프라하에서 부다페스트까지 장거리 운전에, 쌀쌀한 밤거리를 헤매면서 피로도가 급상승했던 남편은 슬슬 짜증이 올라왔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아무 식당에 들어가자고 채근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서 있던 곳에서 가장 가까운 레스토랑이었던 'Sörforrás étterem'으로 가기로 했다.
메뉴판에는 각 메뉴마다 사진이 함께 첨부되어 있었다. 보기는 편하지만, 나는 이런 느낌의 메뉴판이 썩 반갑지는 않다. 모든 메뉴에 사진이 있다는 것은 주 고객이 로컬이 아니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사진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사진이 들어간 메뉴판 중에서도 그룹 관광객이 주 고객일 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드는 것들이 있는데, 이곳의 메뉴판이 딱 그랬다.
내가 사는 체코 프라하에서도 관광객만 가는 것 같은 레스토랑들이 딱 이런 느낌의 메뉴판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뉴의 구성을 살펴보니 불안함이 더욱 커졌다. 헝가리 전통 음식들도 당연히 있었지만, 유럽식 레스토랑이라고 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도 이왕 들어왔으니 이것저것 주문해서 배를 채워보기로 했다. 피곤한 남편은 다른 레스토랑을 탐색할 의욕이 완전히 상실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Tea, 850 Ft
Draft beer 0.5L, 1900 Ft
나는 따뜻한 차를, 남폄은 생맥주 한 잔을 주문했다. 그런데 맥주가 체코 맥주인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이었다. 남편은 괘념치 않았지만, 나는 이 부분에서도 실망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여행 중에는 최대한 로컬 음식을 맛보자는 주의이기 때문이다.
Potato soup with hungarian sausage, 2900 Ft
내가 주문한 헝가리 소시지와 베이컨 칩, 사워크림이 들어간 감자 스프. 소시지와 파프리카 가루가 들어가서 물탄 부대찌개 같은 맛이 난다.
체코에도 비슷한 맛의 양배추 스프가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주문했던 메뉴. 맛도 그저 그랬지만 함께 제공되어야 할 사워크림은 올라가 있지도 않았다.
Hungarian beef goulash soup, 3500 Ft
헝가리 전통 음식 중에 가장 유명한 굴라쉬 스프. 체코, 오스트리아, 독일에서도 많이 먹지만 헝가리식 굴라시가 가장 매콤한 편이라서 부다페스트에 오면 꼭 한 번은 맛보는, 한국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메뉴다.
이곳에서 주문했던 음식들 중에서는 가장 괜찮았던 메뉴다. 하지만 다른 식당에서 더 맛있게 더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Fresh mixed salad, 2900 Ft
채소가 먹고 싶어서 주문한 채소 믹스 샐러드. 특별할 것도 나쁠 것도 없는 평범한 샐러드였다.
Paprika chicken, 4900 Ft
헝가리 전통 음식인 파프리카 소스에 조리한 닭고기 요리. 중부, 동부 유럽에서 많이 먹는 짧은 파스타(Spätzle)가 함께 제공됐다.
닭고기 자체는 부드럽게 조리돼서 먹을 만은 했지만, 무슨 맛인지 설명하기 어려운 애매한 맛이었다. 그래도 짜지는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Beef steak with goose liver, 15500 Ft
거위 간을 곁들인 소고기 안심스테이크. 사이드인지 소스인지 알 수 없는 채소 믹스 볶음과 감자튀김과 밥까지 함께 제공됐다. 난해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던 조합이다.
굽기는 요청했던 대로 미디엄 레어로 조리되어 나왔다. 그런데 고기가 좀 질겼다. 그리고 우려했던 대로 왜 이렇게 메뉴를 구성했는지 알 수 없는 맛의 조합이 펼쳐졌다.
물론 사이드 메뉴까지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고 주문한 우리 탓도 있다.
여행에서의 소중한 한 끼를 대충 떼우기는 싫어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레스토랑으로 들어간 것인데, 가성비도 꽝이고, 가심비도 꽝이었다. 그냥 옆에 있던 맥도날드에나 갈 걸 그랬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결과적으로 이번 헝가리 부다페스트 여행에서 가장 비싸고 가장 맛없는 식사가 되었다. 이날의 처참한 경험 이후로는 철저하게 사전에 식사할 레스토랑을 정한 다음 예약까지 마치고 방문했더랬다.
위치 좋고, 서비스도 나쁘지 않았지만 그 외에는 모든 것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혹여나 우리 부부처럼 바치 거리(Váci)를 배회하다가 지쳐서 'Sörforrás étterem'으로 들어갈까 고민하는 상황이 온다면,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전하고 싶다.
글, 사진 by 트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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