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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일상. 프라하 라이프

프라하 미슐랭 100년 역사의 카페 임페리얼에서 누리는 우아한 한끼

프라하 신시가지 Na Poříčí 거리에 아주 매력적인 레스토랑, 카페 임페리얼이 있다. 프라하 여행 중에 반드시 가보기를 강력하게 추천하는 특별함이 있는 곳으로 매년 미슐랭 가이드에도 꾸준히 소개되고 있기 때문에 프라하 현지에서는 이미 소문난 명소다. 
 

Cafe Imperial
주소: Na Poříčí 1072/15, 110 00 Petrská čtvrť
오픈 시간: 7:00 ~ 23:00

 

 
카페 임페리얼(Cafe Imperial)은 아트 데코 임페리얼 호텔(Art Deco Imperial Hotel) 1층에 자리하고 있다. 화약탑에서 도보로 7 ~ 8분이면 닿는 거리에 위치해 있지만, 회색 외관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는 건물이니 지도 앱을 참고해서 찾아가는 것이 좋다. 레스토랑 입구는 건물 왼쪽 모퉁이에 위치해 있다.

 

 
길게 드리워진 커튼 때문에, 레스토랑 입구에 도착해서도 내부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이러한 특징이 오히려 막이 올라가고 연극이 시작되는 것처럼 드라마틱한 연출을 해내는 것 같기도 하다. 안쪽으로 한 걸음 내딛는 순간, 눈앞에 펼쳐지는 웅장한 모습에 탄성이 절로 나오기 때문이다.

 

 
레스토랑의 입구인데, 이곳에서 예약을 확인하고 자리로 안내해 준다. 워낙 유명한 곳이다 보니 사전 예약은 필수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런치 타임에는 운이 좋으면 예약 없이도 자리가 있을 수 있지만, 성수기에는 대부분 풀부킹인 경우가 많으니 특히 3명 이상의 인원으로 방문한다면 예약은 필수다. 

 

Reservation – Café Imperial

Reservation We recommend to confirm the reservation even few weeks in advance. Please use for time selection numeric range 7.00 - 23.00. Line for vouchers is valid only for electronic vouchers with 6digits code. Please note - if you plan to use our gift vo

www.cafeimperial.cz

 

 
나는 가족들과 함께하는 식사였기 때문에 3주 정도 전에 예약을 해두고 방문했다. 시간 여유를 두고 예약해서인지 공간도 넉넉하고 편안한 소파 자리로 앉을 수 있었다. 

 

 
자리에 앉았으니 메뉴를 보고 주문을 해야 하는데, 수백만 개의 세라믹 타일이 빈틈없이 장식된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에 두 눈이 휘둥그레진 우리 가족들은 메뉴판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어서, 진정시키고 메뉴를 선정하느라 애를 먹었다. 

 

 
과거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 멋스러운 레스토랑의 역사는 100년이 훌쩍 넘었다. 임페리얼 호텔과 카페가 처음 오픈한 것은 1914년이었다. 체코슬로바키아 제1대 대통령인 토마시 가릭 마사리크를 포함해서 저명한 정치인들과 예술가들이 자주 찾았던 역사적인 명소이도 하다. 
 
아쉽게도 2차 세계대전 당시에 나치 군이 이곳을  즐겨 찾으며 체코 사람들의 관심에서는 멀어지게 되었고 전후에 다시 시민들의 관심을 조금씩 되찾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의 호텔과 레스토랑은 2007년에 다시 오픈하게 되었는데, 세심한 복원 과정을 거치면서 과거의 모습을 거의 되찾아 이전의 영광을 회복했고 다시금 건축적, 문화적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식전 빵은 흰색 발효 빵과 곡물 빵 두 가지로 준비되었고 빠떼가 함께 제공되었다. 

 

 
애피타이저로 주문한 프랑스 달팽이 요리인 에스카르고. 우리 부모님은 완전한 한식 애호가이기 때문에 집에서는 당연히 한식만 드시고 외식을 해도 한식만 찾는 분들이셔서 이번에는 색다른 것을 맛 보여 드리고 싶었다.
 
에스카르고는 달팽이 6조각에 플레이팅이 과하게 화려한데 비해 알맹이는 정말 작다. 함께 준비된 도구로 속살을 쏙쏙 빼서 먹는데 한국에서 즐겨 드시던 골뱅이랑 맛과 식감이 비슷해서인지 생각보다 맛있게 잘 드셨다. 간혹 소스를 너무 짜게 조리하는 곳이 있는데, 감칠맛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적절하게 간이 되어 있어 좋았다.

 

 
에스카르고와 함께 애피타이저로 주문한 푸아그라 파테가 연이어 서빙됐다. 평소 간 요리를 즐기지 않는 엄마를 제외하고는 모두 맛있게 잘 먹었다. 확실히 거위 간으로 만든 파테는 크리미한 질감이 남다르긴 하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좋았던 이베리코 돼지 구이. 항상 느끼는 거지만 체코 사람들은 고기를 정말 맛있게 잘 조리하는 것 같다. 돼지 안심, 목살을 포함해서 심지어 닭 가슴살 스테이크마저 퍽퍽하지 않은데, 육즙이 가득해 촉촉하고 부드러운 것이 정말 맛있다. 

 

 
맛이 없을 수 없는 소고기 커틀릿, 비너 슈니첼. 익숙한 돈가스 소스는 필요하지 않다. 갓 튀겨낸 커틀릿에는 함께 제공되는 레몬을 짜서 상큼함만 더해도 충분히 맛있다. 
 

 
내가 강력 추천했던 메뉴인 오리 가슴살 스테이크. 주로 로스구이나 백숙, 탕으로만 즐기는 오리를 이곳에서는 스테이크로도 먹는다. 그것도 팍팍할 것 같은 가슴살을 스테이크로 굽는다. 그런데 가금류의 가슴살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다. 오리 특유의 향만 아니라면, 소고기 안심스테이크라고 해도 믿을 정도다. 예상대로 오리고기인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맛있게들 먹어 주어 추천한 보람이 있었다. 
 

 
셰프의 시그니처 메뉴 중에 하나인 비프 웰링턴. 내가 좋아하는 미디엄 레어로 딱 알맞게 구워졌다. 곁들여진 소스와 채소의 조함도 좋았다. 어떤 메뉴 할 것 없이 아주 만족스러웠고 한식 파인 부모님도 굉장히 흡족해하셨다. 

 

 
디저트로 크림 브륄레와 치즈케이크까지 해치우고 조금 긴 점심 식사를 마쳤다. 애피타이저 2개, 메인 디시 4개, 디저트 2개, 물 1병, 음료 4잔을 주문했음에도 팁을 포함해서 4,000 CZK가 채 안 되었다. 이렇게 역사적이고 예술적인 공간에서 파인 다이닝을 즐겼는데 1인당 1,000 CZK 정도 금액이 나온 것이다. 
 
카페 임페리얼은 방송에도 여러 차례 출연하면서 대중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저명한 셰프가 운영하는 곳이다. 이곳 외에도 프라하 역사지구에 두 곳의 레스토랑을 더 운영하고 있는데, 그가 운영하는 레스토랑들은 모두 고급스러운 음식을 놀라울 정도로 착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평일 런치 타임에 방문한다면, 300 CZK 정도에 메인 디시를 맛보는 특혜도 누릴 수 있다. 
 
유럽 감성이 가득한 곳, 역사적인 특별함이 깃든 곳, 분위기 좋은 곳, 가성비 좋은 레스토랑을 찾고 있다면, 프라하 신시가지에 위치한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Cafe Imperial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글, 사진 by 트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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