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o Restaurant & Lounge
Podolské nábř. 1108/1, Praha 4
월요일 ~ 일요일 7:00 ~ 23:00
주말이면 방콕이 기본인 집돌이 남편이 웬일로 프라하 시내로 나가자는 제안을 했다. 심지어는 평소 나의 역할인 레스토랑 검색도 본인이 직접해서 저녁 식사를 할 곳도 콕 집어서 준비해 두었다고 하니, 여행 좋아하고 돌아다니는 것 좋아하는 나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집돌이 남편 맘이 바뀔까 봐 서둘러 외출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섰다.
우리가 먼저 향한 곳인 비셰흐라드였다. 대부분의 여행자는 프라하 성만 방문하지만, 로컬들에게는 프라하 성만큼이나 유서 깊고 민족적으로 특별한 역사 유적지이다. 관광객의 발길이 적으니 프라하 주민들에게는 피크닉도 즐기고 조깅도 하면서 일상 속에서 즐기는 휴식 공간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성벽을 따라 걸으며 감상하는 프라하 시내의 전망이 굉장히 낭만적인데, 지대가 높아서 프라하 성까지도 조망할 수 있다. 우리 부부가 너무나 좋아하는 산책 코스라서 비셰흐라드 성벽을 따라 한 바퀴 돌면서 바람 좀 쐬고 아래로 내려가서 강변에서도 가볍게 산책한 다음, 남편이 미리 찾아둔 레스토랑 소호로 향했다.
오늘은 와인도 한잔하면서 느긋하게 저녁 식사를 즐겨볼 요량으로 차도 집에 두고 나왔기 때문에, 비셰흐라드 아래에 자리한 정거장에서 트램을 타고 이동했다. 블랙 앤 화이트로 깔끔한 외관의 소호 레스토랑. 입구에는 전용 주차장도 구비되어 있었다.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가면 오른쪽에 바가 먼저 등장한다. 앉아서 위스키 한잔하면 딱 좋을 것 같은 분위기다.
SOHO Restaurant & Lounge 라고 소개하고 있는 만큼, 식사 목적이 아니라 가볍게 음료 한두 잔을 즐기다 갈 수 있는 공간도 별도로 조성되어 있었다. 레스토랑 입구 쪽에 조성된 테이블들은 커튼과 벽으로 분리되어 있어서 비즈니스 미팅을 하기에도 좋을 것 같은 분위기다.
가족 모임이나 생일 파티 등 소규모로 프라이빗 한 모임을 갖기에 좋을 것 같은 공간이다.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넓은 다이닝 공간이 있다. 소호는 독특한 인테리어가 특징적인데, 나무가 천장을 덮으며 자란 것 같은 인상을 준다.
테이블 사이사이에 나무 기둥 같은 장식이 세워져 있었고 그 위쪽으로 나뭇가지가 천장 전체를 덮으며 뻗어나가고 있다. 하얀 나무숲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인데, 신비로운 분위기에 전체적으로 화이트 컬러로 꾸며져 있어서 로컬들에게 결혼 예식장으로 인기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 저녁이었고 예약을 하지 않고 방문했음에도 여유 테이블이 많이 보였다. 조금 휑한 느낌이 들어서 맛없는 집으로 잘못 찾아온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도 남편이 열심히 검색해 찾은 레스토랑인 만큼, 믿음을 가져보기로 했다. 일단 이색적인 인테리어와 조용한 분위기는 마음에 쏙 들었다.
일단 물 한 병과 와인부터 주문하고 찬찬히 메뉴를 훑어봤다. 고기 좋아하는 나는 소고기 스테이크를 골랐고 담백한 요리를 좋아하는 남편은 농어구이를 주문했다.
아뮤즈 부쉬로 제공된 참치타다키. 메뉴판을 보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곳에 손님이 많지 않았던 이유는 일반적인 체코 레스토랑에 비해서 가격이 높은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이었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특수도 끝나버린 극비수기에 프라하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피타이저로 남편이 선택한 건 딜이라는 허브와 버섯으로 만든 쿨라이다 스프(Kulajda soup)였다. 체코에서 가정식으로도 자주 먹는 음식인데, 남편이 평소에도 좋아하는 메뉴라 고민 없이 선택한 메뉴다. 한국 사람에게는 조금 생소한 맛일 수 있는데, 새콤하고 달달한 맛이 은은하게 느껴졌고 통째로 튀겨낸 계란과 잘 어울렸다.
나는 비프 타르타르(Beef tartare)를 주문했는데, 평소 먹던 체코식 육회랑은 너무나 다른 비주얼이다. 트러플 슬라이스까지 올라가 있었다. 양념도 다 되어 있었고, 토스트도 큐브 형태로 제공되어서 깔끔하게 즐길 수 있었다. 비프 타르타르 홀릭인 울 남편은 자기가 주문한 스프 한 그릇 후딱 비우고 내가 주문한 육회의 절반도 해치웠다.
애피타이저를 먹고 와인으로 입가심하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니, 메인 디시가 서빙되었다. 내가 주문한 피칸하 스테이크(Beef Picanha). 피카냐는 소의 엉덩이 부위인데, 브라질에서 아주 인기 있는 스테이크 부위라고 한다.
기름기가 적어서 담백하면서도 육향이 진하고 고소하다. 얇게 슬라이스가 된 채로 제공되어서 부드럽게 즐길 수 있었다.
남편이 주문한 미소 페스토에 재운 농어 구이(Seabass marinated in miso paste). 된장 맛은 굉장히 은은해서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여서 그냥 맛있게 구워진 담백한 생선구이였다. 구운 판체타와 완두콩이 들어간 소스가 자칫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는 생선에 풍미와 식감을 더했고 함께 곁들여진 매시 포테이토도 맛있었다.
애피타이저와 메인 디시를 각각 주문하다 보니, 배가 불러서 디저트는 따로 주문하지 않았는데도 마카롱 두 개가 제공되었다. 다 못 먹을 줄 알았는데 역시 디저트 배는 따로 있는 것인지 결국 마카롱까지 깔끔하게 해치웠다. 소화시키기 위해서 다시 산책을 가야 할 것 같을 정도로 포만감이 상당했다.
이날 우리는 물 한 병과 와인 두 잔, 애피타이저 두 개, 메인 디시 2개를 주문했고 팁을 더해 2,800 CZK를 지불했다. 결과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다음에는 여름에 야외 테라스를 즐기러 다시 한번 방문해 볼 생각이다.
글, 사진 by 트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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