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를로비 바리 여행.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130년 역사 카페, Café Pupp

 

카페 풉(Café Pupp)은 내가 개인적으로 까를로비 바리에서 가장 좋아하는 카페 중 하나다. 1892년에 오픈한 카페 풉은 13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이곳은 첫 여행 때부터 가장 가보고 싶은 명소 중에 하나였다. 그리고 카페 풉의 멋스러운 분위기에 반해서 까를로비 바리에 가면 꼭 방문하는 단골이 되었다. 

 

 

카페 풉은 보다 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그랜드호텔 풉(Grandhotel Pupp)의 1층에 자리하고 있다. 이 호텔은 300년이 넘는 긴 역사를 이어오는 곳이다. 온천 휴양지로서의 까를로비 바리의 명성과 역사를 함께 썼다고 볼 수 있다. 

 

그랜드호텔 풉은 할리우드 영화 라스트 홀리데이(Last Holiday, 2006)와 007 카지노 로얄(007 Casino Royal, 2006)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매년 여름에 개최되는 까를로비 바리 국제 영화제(KVIFF)의 주요 이벤트 장소이기도 하다. 

 

 

사진 속 입구를 통해서 카페로 들어갈 수 있다. 외관만 봐서는 특별할 것 하나 없을 것 같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마치 100년 전으로 시대를 거슬러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카페 풉 Café Pupp

2, Mírové nám. 316, 360 01 Karlovy Vary

월요일 ~ 일요일 11:00 ~ 19:00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내부 인테리어. 오렌지색 목재가 차분함을 더해준다. 예쁜 원피스라도 챙겨 입고 와야 할 것 만 같은 기분이 드는 공간이다.

 

 

명성에 비해 한가로운 내부. 점심시간 즈음에는 자리를 골라서 앉을 수 있을 정도로 여유롭다. 

 

 

우리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자리는 창가석이다. 고풍스러운 카페 내부도 감상하고 창밖으로 펼쳐지는 세련된 건물들도 감상하고 사람 구경도 하고. 일석삼조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창가 석은 두터운 벽으로 공간이 분리되어 있어서 조금 더 프라이빗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거울로 꾸며진 벽면이 세련미를 더해 준다. 독특하게도 거울이 은은한 갈색빛을 띄고 있다. 거울 위로 카페와 도시 전경이 비치면서 신비로운 분위기마저 조성된다. 벽에 장식된 작은 액자 속 그림에서는 옛 까를로비 바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맛있는 디저트 케이크가 쇼케이스에 한가득이다. 하나같이 다 예쁘고 맛있어 보인다. 전부 다 맛볼 수 없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종류가 워낙 다양하니 직접 가서 눈으로 보고 고른 다음에 사진을 찍어두는 것이 좋다. 음료를 주문할 때 사진을 보여주고 주문하는 것이 가장 편한 방법이다.

 

 

우리는 남편의 선택으로 머랭 케이크를 주문했다. 너무 예뻐서 손대기 아까운 비주얼이다. 타르트 받침에 달콤하고 부드러운 무스, 그 위에 바삭한 머랭 쿠키 그리고 마무리는 새콤한 베리로 장식됐다. 달콤함과 새콤함의 조화와 식감이 돋보이는 케이크였다. 

 

 

내가 주문한 카푸치노.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유럽에 살면서 누리는 큰 즐거움 중에 하나다. 차 한 잔을 이렇게 정성스럽게 차려 내올 수 있다니. 전통적인 스타일을 중시하는 카페에서는 작은 쟁반에 컫받침을 갖춘 찻잔에 차과자와 물까지 담긴 세트가 제공된다.

 

 

이건 남편이 주문한 레모네이드. 많이 달지 않아서 갈증 해소하기에 딱 좋았다.

 

카페 풉(Café Pupp)에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레시피의 커피도 있다. 카페 이름을 딴 Caffé Pupp에는 까를로비 바리 특산품인 베헤로브카 리큐어와 코코넛 아이스크림, 우유가 들어간다. 풉을 대표하는 케이크도 있다.

 

머랭 케이크 하나, 카푸치노 한 잔, 레모네이드 한 잔에 팁을 더해서 350 CZK를 계산했다. 역사적인 공간에서 맛있는 커피와 케이크와 훌륭한 서비스까지 누리고 팁까지 더해서 2만 원 정도가 나온 것이다. 이 정도면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챙길 수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랜드호텔 풉과 카페는 체코 사람들에게도 유명한 곳인 만큼, 까를로비 바리로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이곳에서 차 한잔하는 여유를 가져보기를 추천한다.

 

 

 

글, 사진 by 트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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