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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_스위스

33번 하이킹 출발 전에 들리면 좋은 곳. 베그르하우스 맨리헨 Berghaus Männlichen

스위스 여행 중에는 산 정상마다, 하이킹 코스마다 자리하고 있는 산장에 꼭 한 번씩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광활한 스위스 자연을 찾아온 여행자에게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 되어주기 때문인데, 산장에서 가지는 잠깐의 휴식은 이후 일정에 활기를 불어 넣어준다.

 

 

맨리헨 정상 곤돌라 탑승장에 내리면 바로 옆쪽으로 베르그하우스 맨리헨(Berghaus Männlichen)이 보인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다들 눈에 보이는 건축물을 향해 이끌리듯이 걸어간다. 

 

 

멘리헨 베르그하우스에는 어린이 놀이터가 있다. 아이들이 웅장한 알프스 산봉우리를 배경으로 신나게 뛰어놀고 있다. 다양한 놀이 기구가 설치되어 있어서 어린아이를 동반하는 가족 여행자에게는 너무나 매력적인 공간이다.

 

 

어린이용 인공암벽을 열정적으로 오르고 있는 아이들. 뒤에 자리한 소 모양 미끄럼틀을 타느라 여념이 없는 아이들도 있었다. 놀이터를 병풍같이 장식하고 있는 웅장한 알프스 산봉우리에는 관심도 없는 듯 보였다. 

 

어쩌면 그림 같은 풍경에 인생 샷을 남기는 것은 사실 어른들에게 국한된 여행법일지도 모른다. 아이들은 그저 파란 하늘과 푸르른 초원에서 맘껏 뛰어놀 수 있다는 즐거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지도 모른다. 

 

 

알프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조각상도 장식되어 있다.

 

 

이날 우리는 스위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하이킹 코스 중 하나인, 멘리헨(Männlichen)과 클라이네 샤이덱(Kleine Scheidegg)을 연결하는 33번 코스를 걸을 예정이었다. 

 

일단 하이킹 코스에 접어들면 한동안 오롯이 자연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지게 될 테니, 잠시 멘리헨 베르그하우스에서 수분을 보충하면서 휴식 시간을 갖기로 했다. 

 

 

간단한 스낵도 먹고 가기로 했다. 클라이네 샤이덱까지 보통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하지만 중간에 사진도 찍고 하다 보면 분명히 30분에서 1시간이 더해질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베르그하우스 멘리헨의 식사 메뉴는 단조로운 편이다. 돼지고기 슈니첼과 감자튀김, 함박스테이크와 감자튀김, 감자전을 곁들인 구운 소시지, 스파게티 등 몇 종류가 전부다. 디쉬 하나 가격은 대부분 20 CHF이 넘는다. 한화로 3만 원이 넘는, 아주 사악한 가격을 자랑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종종 산장에서 샌드위치도 먹고 식사도 했다. 다른 여행자들의 추천대로 하루 이틀 피크닉 도시락을 싸서 다녔더니, 상상 이상으로 피곤하고 번거로웠다. 무엇보다 8월 중순의 작열하는 스위스 태양 아래서 피크닉을 한다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 아닌 고역이었다.

 

 

음료는 5~8 CHF으로 한화 5천 원에서 8천 원 사이 정도였다. 매일 저녁 COOP에 들러서 물도 사고 음료도 사 두었지만, 하루치 음료를 아침부터 싸 들고 다닐 순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가격에 스트레스받지 않기로 했고 필요할 때마다 매점이며 산장에서 음료도 한두 병씩 조달하며 다녔다.

 

 

남편이 고른 사과드링크(Apfeldrink). 탄산음료 몇 종류는 푸드코트처럼 이용하면 된다. 비치되어 있는 유리잔에 직접 따라서 한 번에 계산하면 된다.

 

 

사과 드링크 한 잔에 수프 한 그릇과 스위스 국민 음료인 리벨라(Rivella) 그리고 하이킹 중간에 먹을 에너지바도 몇 개 구입했다. 

 

스위스에 머무는 동안 아침, 저녁은 캠핑장 또는 레스토랑에서 든든하게 챙겨 먹었다. 점심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이렇게 필요할 때마다 간단한 스낵으로 때웠다. 

 

 

멘리헨 베르그하우스 레스토랑에서 감상하는 스위스 파노라마. 밖에서 보는 풍경과 건물 안에서 나무 프레임 사이로 보는 풍경은 또 다른 감성으로 다가온다.

 

 

이제 본격적으로 하이킹 코스를 향해 출발! 산장에서 가진 잠깐의 휴식은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시간이 되었다. 덕분에 타들어 갈 듯한 강렬한 햇빛에도 지치지 않고 마지막 목적지까지 활기차게 하이킹을 즐길 수 있었다.

 

 

 

글, 사진 by 트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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