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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오늘내일의 여행

피렌체 중앙시장 곱창수육 맛집. 다 네르보네 Da Nerbone

 

Da Nerbone

Piazza del Mercato Centrale, Firenze
월요일 ~ 토요일   8:30 ~ 15:00
일요일               휴무

 

 
피렌체에서 가장 맛있게 먹었던 한 끼로 추억되는 다 네르보네(Da Nerbone)의 곱창수육. 곱창버거와 곱창수육은 피렌체에서 꼭 맛봐야 하는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인 만큼, 피렌체 시내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피렌체 중앙시장(il Mercato Centrale Firenze) 안에도 여러 개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는데, 다 네르보네 역시 피렌체 중앙시장 안에 위치한 가게다. 상당히 구석에 위치해 있음에도 굳이 찾아가는 사람이 많은 맛집이다. 외관은 허름하지만 특별한 맛의 비법이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피렌체 여행 첫날에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보였던 밤비 트리파(Bmbi Trippa e Lampredotto)에서 곱창 버거를 먹었고 다음날에는 다 네르보네에서 곱창 수육에 도전했다.
 

 
매장 왼쪽에 종이에 직접 손으로 작성한 투박한 메뉴판을 붙여놨다. 이탈리아어로만 되어 있는 메뉴판이지만, 몇 가지 단어가 반복되기 때문에 찬찬히 보면 메뉴가 의외로 심플하다.
 
먼저 눈여겨봐야 할 단어는 'PANINI'와 'PIATTI'다. 
 

빠니니(PANINI) - 샌드위치
삐아띠(PIATTI) - 접시
 

고기를 빵에 담아서 샌드위치로 먹을지, 접시에 담아 요리로 먹을지부터 결정한 다음 고기 종류를 선택하면 된다.
 

람프레도토(LAMPREDOTTO) - 소 내장
볼리토(BOLLITO) - 삶은 고기
스트라코토(STRACOTTO) - 스튜


두 번째 카테고리인 아로스티(ARROSTI)는 구운 고기 메뉴다.

 

포르케타(PORCHETTA) - 돼지고기 구이
로스트 비프(ROAST BEEF) - 소고기 구이
타키노(TACCHINO) - 칠면조
아리스타(ARISTA) - 돼지 등심

 
곱창 버거를 맛보고 싶으면 빠니니 콘 람프레도또(PANINI CON LAMPREDOTTO)를, 곱창 수육이 먹고 싶다면 삐아띠 디 람프레도또(PIATTI DI LAMPREDOTTO)를 주문하면 된다.
 

 
매대 안쪽에 내장과 고기가 가득 담겨있는 것이 보였다. 오랜 시간에 걸쳐 부드럽게 조리하는 음식이기 때문에, 이미 조리가 완료된 고기를 따뜻하게 데워둔 것 같았다.
 

 
주문이 들어오면 내장이나 고기를 건져내서 눈앞에서 쓱쓱 썰어준다. 시장에서 순대를 주문하면, 큰 솥에서 뜨끈한 순대와 내장을 꺼내 숭덩숭덩 썰어서 담아주는 딱 그 느낌이다.
 

 
주문과 결제는 메뉴판이 붙여진 왼쪽에서 하고, 음식은 오른쪽 가장 자리에서 픽업하는 시스템이다. 결제는 현금만 가능했다.
 

 
쟁반에 종이 식탁보를 깔고 그 위에 주문한 음식과 포크, 나이프를 함께 담아준다.
 

 
매장 맞은편에 다이닝 공간이 있다. 비어있는 자리 아무 데나 앉아서 먹으면 된다. 선결제 후에 자유롭게 테이블을 이용하는 쇼핑센터 푸드코트 같은 방식이다. 
 

 
부드럽고 촉촉하고 쫀득한 식감의 곱창 수육. 주문할 때, 매운맛 소스를 추가해 주냐고 물어보는데, 무조건 추가하는 것을 추천한다. 
 
국물을 함께 담아내서 마지막 한 점까지 건조함 없이 먹을 수 있었다. 평소 내장류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맛이다. 특히 고추 소스가 감칠맛을 증폭시켜주는 것 같았다. 국이나 탕으로 제공된다면 딱 그냥 해장국일 것 같은 느낌이다.
 
곱창버거는 잘게 잘린 내장과 국물이 자꾸 흘러서 깔끔하게 먹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옷에 소스가 튈까 봐 전전긍긍하며 먹다가 나중에는 속 재료만 먹고 빵은 버려버렸다.
 
빵 없이도 곱창 자체가 충분히 맛있기 때문에, 곱창 버거와 수육 중에 한 가지 메뉴만 먹어볼 예정이라면, 고민 없이 수육에 한 표를 더한다. 가격은 내장 수육이 4유로 더 비쌌지만, 그만큼 양도 풍성하다.
 

 
접시 곱창을 주문하면 어차피 이렇게 빵도 함께 내어준다. 그런데 내장 수육이 너무 맛있어서 결국 빵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더랬다. 내장 러버에게는 후회 없을 메뉴이니 피렌체 여행 중에 꼭 한번 맛보기를 추천한다.
 
 

 
 
 

글, 사진 by 트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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