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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일상. 프라하 라이프

[리얼 후기] 프라하 구시가 광장 근처 찐 맛집 - 끄르치마(Krčma)

프라하 구시가지 광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한국에서 가족이나 친구가 오면 함께 가는 10년 단골의 숨은 맛집이 있다. 연중 내내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이 프라하 구시가 광장에서 도보로 5분이면 닿을 거리인데도 골목 안쪽에 위치해 있어서인지 여행자들은 잘 모르는 히든 로컬 맛집이다. 10여 년 전에 처음 이 식당을 발견했을 때도 대부분 현지인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는데, 최근에 점심 식사를 하러 방문했을 때도 로컬들이 많이 보였다.

프라하 명품거리에 위치힌 네스프레소 매장

 

구시가지 광장 바로 옆으로 명품 매장들이 밀집된 길이 있다. 명품 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오른쪽으로 네스프레소 매장이 나오는데, 이 매장을 끼고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프라하 로컬 맛집 크르치마(Krčma)가 있다.

 

프라하 구시가 광장 근처 맛집 Krčma 입구

 

체코를 대표하는 맥주인 필스너 우르켈 전문 식당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입간판이 서 있고 오른쪽으로 세월의 흔적이 엿보이는 나무 문이 식당으로 들어가는 입구다. 소박한 외관때문에 관광객들은 우연히 이곳을 발견했더라도 그냥 지나쳐 버릴 것만 같다. 식당은 반지하 레벨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계단으로 내려가서 또 하나의 문을 열어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Krčma 식당 내부 전경

 

내부 인테리어는 동굴 같은 느낌으로 조성되어 있는데, 창가에는 언제부터 있었을지 감도 잡히지 않을 정도로 오래된 것 같은 양초들이 물살이 흘러내리는 듯한 모습으로 장식되어 있다. 테이블부터 모든 가구가 목재로 되어있어서 아늑한 분위기인데 구시가지에 위치한 다른 식당들에 비해 규모도 작고 좌석 수도 많지 않은 편인데도 아직까지 단 한 번도 줄을 서서 기다리거나 예약이 필요했던 적이 없다. 레스토랑 입장에서는 줄 서는 맛집이 되면 좋겠지만 언제나 기다림 없이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은 다시금 이곳을 찾아오게 하는 또 하나의 메리트이기도 하다.

 

česnečka se sýrem(garlic soup), 85 czk

 

이 집에 방문하면 꼭 주문하는 마늘 스프, 체스네치카! 다진 마늘이 듬뿍 들어간 감잣국에 고소한 치즈와 크루통이 가득 담겨있다. 내가 너무 좋아해서 남편이 종종 집에서 만들어 주기도 하는 메뉴인데, 프라하 시내에 마늘 스프를 파는 식당이 많지 않은 편이라 이곳에 가면 꼭 전식으로 주문하는 메뉴다. 숟가락으로 쭉쭉 늘어가는 치즈를 떠먹다 보면 금세 한 그릇 뚝딱인데, 특히 추운 겨울에 메인 메뉴 먹기 전에 속을 따뜻하게 데우기에 제격이다. 

 

svíčková na smetaně(beef slice with traditiional cream sauce, cranberry and bread dumplings), 285 czk

 

이름이 어려워서인지 아직도 한국 여행자들이 생소해하는 메뉴인 스비치코바. 달달하고 부드러운 크림소스에 고기와 빵을 푹 적셔서 생크림과 크랜베리 소스를 올려서 함께 먹으면 정말 맛있다. 일단 맛보고 나면 가장 맛있다고 손꼽는 메뉴 중에 하나다. 스비치코바 크림소스는 식당마다 농도도 다르고 당도도 제각각인데, 여기는 묽지 않고 걸쭉해서 국으로 치면 진국을 먹는 느낌이다. 

 

hovězí guláš s bramboráčky a knedlíky(beef goulash with potato pancakes and dumplings), 265 czk

 

여행자들에게 가장 보편적으로 알려진 체코 전통음식인 비프 굴라쉬. 소고기 스튜인데 육개장 같다고도 하고 갈비찜이나 장조림 같다고도 표현하는 맛이다. 대부분 소스를 찍어 먹는 브레드 덤플링만 곁들여지는데 이곳은 체코식 감자전도 함께 제공된다. 굴라시 소스도 적당히 녹진해서 맛있다. 무엇보다 이 집은 음식이 짜지 않아서 좋다.

 

vepřová pečeně s červeným zelím a houskovým knedlíkem(pork roast with dumplings and red cabbage), 245 czk

 

가장 대표적인 체코 전통식 중에 하나는 구운 돼지고기에 달달한 적양배추 조림과 브레드 덤플링을 함께 곁들인 것인데, 프라하 시내에 위치한 체코 레스토랑에서 대부분 만나볼 수 있는 메뉴이지만 이 집이 고기도 두툼하고 소스도 정말 맛있다. 맥주는 필스너 우르켈과 코젤 다크를 생맥주로 마실 수 있는데, 맥주도 맛있고 음식도 맛난데 가격까지 훌륭하다. 구시가 광장 근처에 위치한 식당들은 메인 메뉴 기준으로 50~100 CZK까지도 차이가 나는 것 같다. 프라하 구시가지 주변 여행 중에 방문해 보기를 추천한다.

 


글, 사진 by 트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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