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여행자들이 꼭 맛보고 싶어 하는 가장 인기 있는 체코 전통식은 단연 '꼴레노(Koleno)'다. 많이들 체코식 족발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한국 족발과는 다르게 다리 부위가 아닌, 돼지 무릎을 조리한 음식이다. 꼴레노 요리법은 삶고 굽거나 훈연하거나 튀기는 등 다양한데, 식당마다 각기 다른 레시피를 갖고 있어서 맛과 식감도 제각각이다.
요즘 프라하에서 가장 핫한 스타일은 단연 '튀김 꼴레노'다. 조리 마지막 과정에서 꼴레노를 통째로 기름에 튀겨내서 돼지 껍질의 바삭바삭한 식감을 맛볼 수 있다. 오늘 소개하는 꼴레노 맛집은 겉바속촉 식감에 특제 소스를 더해 한층 더 감칠맛을 높였는데, 2023년 초에 오픈한 곳이라 아직 여행자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신상 맛집이자, 숨은 맛집이다.


추천 꼴레노 맛집의 이름, '립스 오프 프라그(Ribs of Prague)'에서 프라그(Prague)는 체코의 수도 프라하(Praha)의 영어식 표기다. 오스트리아 여행자들 사이에서 맛집으로 상당히 유명한 '립스 오브 비엔나(Ribs of Vienna)'랑 이름이 비슷해서인지 꼴레노 맛집으로 추천하면 종종 동일 레스토랑의 프라하 지점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빈에 위치한 립스 오브 비엔나와는 전혀 관련 없는 별개의 레스토랑이다.


꼴레노 맛집, 립스 오브 프라하는 프라하 구시가지에 위치해 있다. 길게 자리한 노점상으로 유명한 하벨 시장(Havelské tržiště)에서 구시가 광장으로 이어지는 골목길의 초입에 있어서, 굳이 찾아가지 않더라도 여행하다가 자연스럽게 지나가게 되는 길목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접근성도 굉장히 좋다.



내부는 모던한 분위기의 인테리어로 조성되어 있는데, 테이블마다 종이 테이블보를 깔고 접시와 포크 모양을 직접 손으로 그려서 재미를 더했다. 공간도 널찍하고 좌석도 넉넉하다. 음료 바 옆쪽에는 거대한 숯불 화덕이 자리하고 있어서 고기와 감자에 숯불 향이 입혀지고 있는 모습을 직접 구경할 수 있다.




메뉴판은 깔끔하게 한 장으로 되어있는데, 한 쪽에는 음식 메뉴가 있고 다른 쪽에는 음료 메뉴가 있다. 체코 여행에서는 음료는 고민할 것 없이 맥주! 체코에서 반드시 마셔야 할 대표적인 맥주는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이다. 코젤 다크 라거도 생맥주로 함께 판매하고 있으니 맥주는 취향에 따라 주문하면 된다. 필스너 우르켈 생맥주를 제공하는 레스토랑에서는 대부분 코젤 다크 생맥주도 함께 맛볼 수 있다.
참고로 매장 한 쪽에는 거대한 스테인리스 맥주 탱크 두 개가 자리하고 있는데, 맥주 탱크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맥주 회전율이 높다는 것이고 그래서 더욱 신선한 맥주를 맛볼 수 있다는 상징과 같다. 현지인들 역시 맛있는 맥주를 찾아 거대한 맥주 탱크를 구비하고 있는 레스토랑을 찾아가고 있다.

이 집의 스테디셀러인 바베큐 소스를 얹은 'BBQ 꼴레노'. 대부분 꼴레노에는 머스타드나 크젠(Křen)이 곁들여진다. 크젠은 우리나라에서는 겨자무라고 불리는 채소인데 일반적으로 홀스래디쉬(Horseradish)로 더욱 친숙한 뿌리채소다. 알싸한 맛 때문에 여행자들은 서양고추냉이 또는 서양와사비라고 부르기도 한다.
'립스 오브 프라하'를 추천하는 이유는 바로 꼴레노 위에 뿌려지는 소스다. 튀긴 돼지 무릎 위에 감칠맛 나는 소스를 듬뿍 부어 주기 때문에 마지막 한 입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것. 후라이드 치킨만 먹다가 양념 치킨을 먹는 느낌으로 비유해 볼 수 있겠다.

두 번째 사진은 꿀, 로즈마리, 마늘, 머스타드가 들어간 '허니 꼴레노'. 달콤한 소스에 허브향이 은은하게 느껴져서 호불호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맛이다. 이렇게 꼴레노를 주문할 때 내 취향에 맞는 소스를 선택하면 되는데 총 7가지(BBQ, Hony, Asia, Morocco, India, Spicy, Hot)로 선택지도 다양하다.
특히 유럽 여행 중에 너무나 그리운 매운맛 소스가 있다는 것이 큰 매력포인트인데, 스파이시(Spicy sauce)도 충분히 매콤하고 핫(Hot sauce)은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한국 사람 입맛에는 많이 매울 정도다. 매운 맛에 약하다면 바베큐 소스나 허니 소스를 추천하고 매운 맛을 즐기는 편이라면 스파이시 소스나 핫 소스를 추천한다.
이집의 꼴레노는 소스도 맛있지만 기름에 튀겨내는 방식으로 조리하는 '튀김 꼴레노'라서 속살은 촉촉하고 담백하고 껍질은 바삭바삭하고 쫀득한 식감을 즐길 수 있어서 한국 사람에게는 맛이 없을 수 없는 '맛없없'으로 표현되는 맛이다.



'립스 오브 프라하'라는 이름에 걸맞게 립 역시 이 집의 대표 메뉴인데, 꼴레노와 마찬가지로 주문할 때 7가지 소스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립은 500g과 1,000g 이렇게 두 가지 사이즈가 있는데, 빅 사이즈가 훨씬 맛깔나게 제공되니 이왕이면 큰 사이즈로 주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돼지갈비 외에도 소갈비나 양 갈비 같은 메뉴도 있다. 사진 속 메뉴는 양갈비 구이인데, 양고기 특유의 누린내 없이 촉촉하고 부드럽게 조리되어서 평소 양고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양갈비를 주문해 보기를 추천한다. 꼴레노와 갈비 메뉴를 주문하면 사이드로 내가 선택한 기본 소스와 함께 치미추리 소스와 코울슬로가 기본 세트로 제공된다. 넉넉하게 뿌려지는 소스에 추가 소스와 샐러드까지 더해지니 마지막 한 점까지 물리지 않고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립 메뉴를 주문하면 종이 타월과 물티슈를 함께 준비해 준다. 음식을 손으로 집어서 먹는 것이 유럽식 식사 에티켓에 맞지 않을까 봐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포크과 나이프로 음식과 씨름을 하는 여행자들을 종종 목격하곤 한다. 물론 기본적으로는 제공된 커틀러리를 이용해서 식사를 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유럽 사람들도 식전 빵, 립, 피자 같은 음식을 먹을 때에는 손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체코 레스토랑에서는 립을 주문하면 물티슈 또는 손을 닦는 작은 물그릇(마시는 물이 아님!)을 함께 세팅해 주는 곳이 많으니, 눈치 살필 것 없이 편안하게 손을 사용하는 것을 권한다.

이곳을 다시 찾게 만드는 또 하나의 메뉴는 바로 트러플 마요네즈가 곁들여진 감자튀김이다. 파마산 치즈 가루가 뿌려져서 짭짤하고 고소한데 트러플 향까지 더해져서 손이 멈추지 않는 맛이다. 트러플 마요 감자튀김에 필스너 우르켈 조합이 그리워서 다시 가게 되는 자꾸만 생각나는 그런 맛이니, 사이드 메뉴로 함께 주문하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애피타이저로 가볍게 먹기 좋은 체코식 육회 '비프 타르타르'도 크리미하고 고소한 식감이 맛있어 추천하는 메뉴다. 체다 치즈가 흘러내리는 비주얼 깡패 통 양파 튀김도 있다. 그 외에 치즈볼과 통감자 구이 등 다양한 사이드 메뉴가 구비되어 있으니 취향껏 고르면 된다. 프라하에 거주하면서 셀 수 없이 많은 꼴레노를 먹어봤는데, 누군가 꼴레노 맛집을 추천해 달라 하면 최근에는 항상 이 집을 추천하게 된다.
오픈한 지 몇 년 안되는 신생 맛집인 만큼 아직 여행자들 사이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서 점심시간에는 예약 없이 방문해도 기다림 없이 식사를 할 수 있고 저녁 식사 역시 좌석 예약을 하는 것이 수월한 편이다. 무엇보다 한국 여행자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서 로컬 감성과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끼면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장점이다.
프라하에서 손꼽히게 맛있는 꼴레노 맛집, 많이 알려지지 않은 숨은 꼴레노 맛집을 찾고있는 여행자라면 프라하 구시가지 하벨 시장 근처에 위치한 '립스 오브 프라하(Ribs of Prague)'에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글, 사진 by 트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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