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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오늘내일의 여행

로마 가성비 가심비 맛집. 판테온 근처 파스타 맛집 Raviolo d'Oro

 

Raviolo d'Oro

Via della Guglia, 63, Roma
월요일 ~ 일요일   9:30 ~ 23:30

 

 
로마를 대표하는 명소인 판테온(Pantheon) 근처에 위치한 파스타 맛집, 라비올로 도로. 위치, 분위기, 서비스, 맛까지 모든 것이 맘에 쏙 들었던 곳이다. 심지어 가격까지 착해서 다음 로마 여행에도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레스토랑이다.
 
우선 위치가 정말 좋다. 판테온에서 라비올로 도로(Raviolo d'Oro)까지는 도보로 단 5분 거리다. 유명 젤라또 맛집인 지올리띠 젤라또(Giolitti)에서는 걸어서 3분이면 닿는 거리다. 
 
그런데 좁고 짧은 골목에 숨어 있어서 인지, 점심 피크시간에 예약 없이 방문했는데도 좌석을 여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고 또 직원들도 굉장히 친절했다.
 

 
이곳을 지나치지 말라는 듯이 레스토랑 맞은편에 입간판을 세워뒀다. 다섯 개의 파스타 메뉴가 모두 9유로. 로마 시내 중심지에서 10유로도 안 되는 가격으로 다양한 파스타를 먹을 수 있다는 점부터 인상적이었다.
 

 
입간판 바로 옆에 전체 메뉴와 가격을 확인할 수 있는 메뉴판이 크게 세워져 있다. 레스토랑으로 입장하기 전에 미리 메뉴를 찬찬히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레스토랑 입구에 자리한 냉장 쇼케이스에 신선한 생선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라비올로 도로 내부 전경. 가지런하게 놓인 와인병으로 가득 채워진 진열장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문 하나 정도 너비의 짧은 통로 안쪽에는 또 하나의 다이닝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테이블이 2인, 4인, 6인 등 다양한 구성으로 각기 다른 방향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이러한 공간의 조성이 이 식당이 지닌 굉장한 매력 포인트다. 다른 손님들과 같은 공간에 있지만 다른 공간에 있는 것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식사를 하는 동안 다른 손님들이 우리의 시선에 들어오는 일이 거의 없었다. 덕분에 우리가 주문한 맛있는 음식과 서로의 대화에만 집중하며 오붓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아늑한 가정집에서 편안하게 식사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밖에 세워져 있는 메뉴판처럼 심플하고 깔끔해서 보기 편했던 로마 맛집, 라비올로 도로의 메뉴판.
 

 

ACQUA MINERALE GRANDE, € 2,00
VINO ROSSO DELLA CASA 1/2 LT, € 9,00

 
음료는 생수 한 병과 하우스 와인을 하프 리터로 주문했다. 글라스로 주문하는 것보다 훨씬 가성비가 좋다.
 
이탈리아에 오면 자꾸 레드 와인을 주문하게 되는 것 같다. 내가 사는 체코는 주로 화이트와인이 생산되는 지역이다 보니, 서유럽 국가에 오면 습관적으로 레드 와인으로 시선이 가는 것 같다.
 
정작 메뉴는 해산물 위주로 주문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화이트 와인을 시키는 것이 더 좋았을 걸 하고 뒤늦게 후회를 했더랬다. 와인을 주문하기 전에 어떤 카테고리의 음식을 주문할지 대략적으로 정해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CALAMARI E GAMBERI FRITTI, € 20,00

 
애피타이저는 안티파스티에서 고르지 않고 해산물 세콘도(Secondi di Mare) 메뉴에서 깔라마리 & 새우 튀김을 주문했다. 
 
탱글탱글한 오징어가 입맛을 제대로 돋웠다. 새우튀김은 원체 맛이 없을 수 없는 메뉴다. 튀김옷이 얇아서 바삭함이 강하게 느껴지는 식감은 아닌데, 신선한 해산물 본연의 맛이 잘 느껴져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
 

 

SPAGHETTI ALLE VONGOLE, € 15,00

 
내가 주문한 봉골레 파스타. 일단 면의 익힘 정도가 좋았다. 이탈리아 여행 중에 로컬 기준의 '알 덴테(al dente)'가 낯설어서 파스타에 대한 만족감이 떨어지는 여행자들이 있다.
 
이 집은 한국에서 먹는 파스타보다는 조금 덜 익히고, 딱딱함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현지 기준의 알 덴테 보다는 더 익힌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알 덴테 식감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정도랄까.
 
조개도 신선하고 살도 실했다. 소스는 슴슴한 편인데, 나는 이 점이 정말 맘에 들었다. 유럽을 여행하는 동안에 간이 센 음식에 물린 여행자에게 꼭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레스토랑이다. 
 

 

LASAGNA AL RAGU ALLA BOLOGNESE, € 9,00

 
남편이 주문한 볼로네제 라자냐. 동그란 무쇠 팬에 담겨 나왔는데, 이대로 오븐에 구워낸 것 같았다. 
 
라자냐는 가끔 건조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둥근 팬에 토마토 소스가 넉넉하게 담겨있어서 마지막 한 포크까지 촉촉하게 먹을 수 있었다. 봉골레처럼 라자냐도 토마토와 고기, 치즈의 풍미가 제대로 느껴졌다.
 
단돈 9유로에 이렇게 맛있는 라자냐를 맛볼 수 있다니. 그야말로 가성비 가심비 맛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신선한 재료의 맛이 제대로 느껴지면서도 감칠맛까지 풍부한 찐 맛집이다.



 
 
라비올로 도로(Raviolo d'Oro)에서 생수 큰 것 한 병, 하우스 와인 0.5L, 해산물 튀김, 봉골레 파스타, 볼로네제 라자냐를 주문하고 총 56.50 유로를 지불했다.
 
메인 디쉬 3개를 주문했으니 이 정도면 가격도 아주 훌륭하다는 결론. 판테온에서 도보 5분 이내라는 위치에 맛, 서비스, 분위기까지, 어느 것 하나 흠잡을 것 없이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딱 하나 아쉬웠던 것은 식당 이름이 라비올로인데 라비올리를 주문하지 않았다는 것. 이 집의 라비올리를 맛보기 위해서 다음 로마 여행에 꼭 다시 방문할 예정이다.
 

 

글, 사진 by 트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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